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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금장수 이야기

흔적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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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한 주는 전주 행사의 피곤함과 친정 엄니의 병원 동행으로 피로가 겹쳐 컨디션이 완전 따운 되았었었네요.
주말 내내 비가 엄청스리 내렸어도 멍하니 제 갈 길만 보고 돌아 댕겼을 뿐,티비에도, 신문에도, 인터넷 뉴스에도 관심의 눈길이 가지 않을 만큼 무기력하게 보냈습니다.
근데 인터넷을 통해 보니 제주의 피해가 꽤 심각 하드라구요.
제 이웃님들은 으짜신지...
이럴 때 '컨디션이 안 좋다.' 그러는 것이지요? ^^

오늘은 갑자기 소금장수 기억속의 흔적들을 되새겨 봤지요~
드러나 보이지 않는 그것들과 바로 앞에 펼쳐져 보이는 이것들...

아래 사진속의 초가집은 소금장수의 어린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집이라고 말씀 드렸었지요? ^^*
나의 살던 고향은...신안군 도초도 섬마을->http://blog.naver.com/sumsalt/110018909148

지붕도 가지런히, 마당도 나름데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는데...
다시 봐도 정겹고,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맘에서 인지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~ ^,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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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모님이 사이에 두고 서 계시는 저 기계는 콩을 탈곡하는 기계랍니다.
항상 마당에 콩을 흩어 놓고 도리깨 질을 하곤 하셨었는데, 힘에 부치셨든지...아님 경제적인 여유가 좀 생겼든지 저 기계를 구입 하시곤 정말 좋아라 하셨지요.

아랫 사진은 현재의 모습이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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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가집이 자리하고 있던 자리에는 작은 비닐 하우스가 들어 서 있고,
처마 밑에서 부터 쭈욱~ 빨랫줄이 늘어져 있고, 그 빨랫줄을 바치고 있던 바지랑대...
콩을 타작하고, 짚단을 쌓아 놓았던 그 넓었던 마당의 자취는 사라지고,
지금 그 자리엔 참깨와 돈부들의 차지가 되어 있지요.

집의 왼쪽 옆에 있던 뒷간은 메꿔지고,
그 자리에 전봇대 하나가 우두커니 서서 담쟁이 덩굴을 휘어 감은 채 홀로 서 있고,
비료 포대가 널부러져 보이는, 집의 입구에 있던 돼지 우리의 담장도 다 내려 앉고,
깔끔허니 단장되어 이뿐 돌담을 드러내던 담장엔 담쟁이 덩굴만이 무성히 자라 있네요.

봄이 되면 따스한 봄 볕을 받으며
그 담 벼락 아래 딱 달라붙어 손톱 만하게 피어나던 꽃을 방석 삼고 앉아서...
어느날은 집 뒤 노랗게 물든 유채밭 사이에 앉아서...
친구와 리코오더 2중주를 연주(^^)하곤 했었는데...
그 친구도 워낙에 리코오더를 잘 불어서 동네 오빠들이 정말 듣기 좋다고 했었는데... ^,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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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 집 입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무관심하게 버려진 쇠 리어카에도 돌담의 일부분으로 착각을 했는지 담쟁이 덩굴이 멋드러지게 올라 앉았네요.

소의 달구지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 리어카만 보다가, 위의 쇠 리어카를 첨 봤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...
저 리어카의 용도는 모레나 흙을 실어 날랐던걸로 기억이 되네요.

그때 쯤 아부지가 부엌을 바깥쪽으로 좀 더 빼고 방 한칸을 더 만들었던 작업을 하셨든거 같어요.
방 하나에서 여섯명이 쪼르륵 부채꼴 모양으로 누워서 잤으니 좀 불편했겠죠? ^^*
가만히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니었을 듯도 했지만 우리들의 방이 생기니 을마나 좋던지...
인테리어?라곤 암끗도 없었던 방이었지만 동생들과 사이다 병에 꽃도 꺽어다 놓고, 색종이로 꽃도 만들어 붙이고 했던 기억도 나구요~ 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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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에 소나무가 듬성듬성 하죠~
예전엔 빽빽하던 도초의 많은 산의 소나무들이 병충해로 저리 되었답니다.
저 산은 동네 바로 뒤에 있는 산인데,
봄 되믄 진달래 꺾으러 다니기도 하고, 여름이믄 평평한 바위돌 위에 누워 신선 노름도 하고, 가을이면 갈퀴를 들고 땔감을 하러 댕기기도 했던 산이지요.
봄 되믄 항상 맨 꼭대기 소나무 가지에 뻐꾹이가 앉아서 울었었는데...그 소리가 약간의 메아리와 섞여 얼마나 맑게 들리든지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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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게에 한짐 가득 지고도 오갔던 이 길은 양 옆에 풀이 우거져서 아주 좁은 길이 되어 버렸고 담장도 무쟈게 많이 낮아 졌네요.
도초의 서쪽에 있던 '도초 서초등학교'가 한창 학생들이 많을 적엔 이 길을 지나 잔둥을 너머 뒷 동네 아이들은 통학을 하곤 했었는데~
이제 이 길은 잔둥에 밭이 있는 사람들이나 오가는 한적한 길이 되어 버렸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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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길은 동네에서 두번째로 왕래가 잤았던 길이었는데...
좌측의 집 주인네가 도시로 이사를 가고,
쩌어기 앞에 살짜기 지붕만 보이는 집에 홀로 살고 계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아예 길인지 풀밭인지 모를 정도로 되어 버렸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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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우물은 수도가 들어오기 전 동네에서 유일하게 딱 두개 있던 우물 중 하나...
예전 살던 집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는 우물 이었지요.

정말정말 시원하고 맛있는 우물 물이었는데...

동네 어르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2~300m 떨어진 동네 윗 자락의 밭에 산소를 만들면서 부터 이 우물 물은 썩어 갔다고 했지요.
그리곤 그 후로 농업 용수로 전락 해 버리고 말았구요.

이 우물은 냉장고가 없던 때 동네 사람들의 냉장고나 다름 없었는데...
김치 통을 열십자로 묶어 줄을 길게 늘어 뜨린 후 우물에 넣어 두기도 했고,
큰 다라이를 우물가에 갖다 놓고 수박을 담가 놓기도 했고,
음료수가 귀했던 때 어린 우리들은 주워서 잘 씻은 사이다 병이나 소주 병에 박하 잎을 넣은 후 삭카린을 넣어 우물에 넣어뒀다 시원해 지면 마시곤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...

까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들인데...
장소를 하나하나 눈여겨 보니 저절로 기억이 떠오르네요.
낼 모레 추석땐 좀 더 샅샅이 카메라에 담아 보려구요.

가만히 생각해 보니 더 늦기전에 카메라에 잘 담아 보관해 두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~
지금 살고 계시는 동네 어르신들도요~~~

한동안 침체되어 있으면서 굉장히 힘들었었는데, 옛 생각을 하니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거 같네요.
이웃님들 추석 준비는 잘 되고 계신가요?
이웃님들은 추석 쇠러 어디로 가시나요?

소금장수네는 집 보게 생겼씨요~~
시어르신들께서 안산에서 장사하시는 시숙님네로 추석쇠러 가신다네요~
그 대신 친정 식구들이 다 모탱께...이번에는 솔잎 뜯어다가 직접 송편 빚어서 함 먹어 볼라구요~

추석 잘 쇠시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되세요.
귀경길 안전 운전 하시고요~~~~~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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